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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공책] 가려진 세계의 징후들
우포의 새벽, 쪽배가 뜬다
개구리밥으로 뒤덮인 우포늪 소목마을 나루터에서 만난 한일보씨(64)가 물고기 한 아름을 쪽배에서 내리며 억센 경상도 사투리로 말한다. “우포 붕어 땜시 저 멀리 부산, 대구에서도 온다카이.” 람사르 총회로 유명세를 탄 경상남도 창녕군 우포늪은 과거에는 참붕어, 메기, 가물치가 잘 잡히는 습지로 명성을 떨쳤다. 1997년 우포늪이 생태계보전지역으로 지정되기 전까지 그랬다. “그땐 나라에서 한다캐서 좋은기라 생각해따 아입니꺼.” 생태계보전지역 지정 이후, 우포늪 주변 마을 사람들은 자신들의 땅을 마음대로 사용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놀랐다. 불만을 터뜨리고 항의했다. 집 앞에 축사도 못 짓고, 내 논에 농약도 못 치고, 쓰레기도 못 태우고…. 우포늪 어업도 마찬가지였다. 습지 고기잡이로 생계를 꾸려나가는 창..
- 찍고, 쓰고
2012. 10. 23. 13: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