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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공책] 가려진 세계의 징후들
비렁길을 걷다
황금 거북이란 뜻의 여수 '금오도'는 검게 보인다해서 '거무섬'이라고도 불렸다. 여수 앞바다에 떠오른 거북이 모양의 섬이 녹음 짙은 빽빽한 나무들로 검게 보여서 그리 불렀다. 나무 잘 자라는 섬은 그래서 조선시대에는 사람들의 입섬을 금지하고 궁궐 건축재로 사용하기 위해 목재를 키워냈다. 나무 벌채를 금지한 산을 '봉산'이라 불렀는데, 금오도는 소나무 목질이 좋아 '황장봉산'이라 불렀다. 품질 좋은 목재 생산기지였던 금오도에 사람이 들어가게 된 건, 불과 120여년전. 태풍으로 섬의 소나무들이 쓰러지자 금오도는 봉산에서 해재돼 일반인들의 개간이 허가됐다. 튼실한 목재를 자랑하던 아름드리 나무였을텐데, 그 위풍당당한 줄기를 꺽어낸 조선 말기의 태풍의 기세가 궁금하다. 여하튼, 사람을 못살게 할줄만 알았던 태..
- 찍고, 쓰고
2015. 3. 19. 15: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