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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공책] 가려진 세계의 징후들
검은 땅 위에 미술관이 들어섰다. 1964년부터 38년간 석탄을 캐던 강원도 정선군 고한읍 삼척탄좌는 38년만인 2001년 가동을 멈췄다. 그리고 12년 후에 그곳은 미술관으로 재탄생했다. 삼척탄좌 폐광시설에 들어선 삼탄아트마인이다. 삼탄아트마인은 삼척탄좌(삼탄) 폐광시설에서 예술(아트)를 창조하는 광산(마인)이다. 세계 곳곳에서 예술품을 수집하던 고 김민석 대표가 검은 공장을 미술관으로 리모델링했다. 그가 수집한 10만여점의 예술품을 전시했고, 작가들을 위한 창작공간도 마련했다. 현대미술도 전시하며 폐광시설을 활용한 기획전시를 이어가고 있다. 삼척탄좌 수직갱도 조차장이다. 광부들은 수직갱도 입구를 지옥의 문이라 불렀다. 지옥의 문에 들어선 광부들은 승강기를 타고 자하로 내려갔다. 50미터 간격으로 뚤려..
검디검은 선탄장에서 달그락 달그락 컨베이어벨트가 돌아가고 있다. 눈만 내놓은 광부들이 칼바람을 맞으며 석탄을 걸러내고 있다. 작년 간다 올해 간다 석삼년이 지나고, 내년 간다 후년 간다 꽃 같은 청춘 탄광에서 늙었다. 기차 떠날 적에 고향 그리워 울고, 막장 삽질하니 땀방울이 핏방울이다. 문어·낙지·오징어는 먹물이나 뿜지, 광부의 목구멍에는 검은 가래가 끓는다. 광부아리랑이 흐르는 강원 태백시 철암동 탄광마을 이야기다. 거짓 간판이다. 궁원 다방, 단란주점 젊음의 양지에는 아가씨들이 없다. 광부들이 놀던 상점들은 이제 박물관과 미술관으로 탈바꿈해 관광객들이 놀고 있다. 지금의 연탄은 가난을 말한다. 하지만, 예전에는 광부증 들고 다니는 사내는 장가가는 것이 쉬울 정도로 인기 많았다. 우리나라 기간산업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