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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공책] 가려진 세계의 징후들
완공 4개월만에 아파트가 무너졌다. 잠 자리에서 일어날 무렵인 아침 6시 30분 지상 5층짜리 아파트가 폭삭 주저앉아 33명이 사망했고, 38명이 다쳤다. 지난 1970년 4월 8일에 일어난 와우 시민아파트 붕괴 사건. 와우 아파트가 와르르 무너진 것이다. 와우 시민아파트 참사는 예견됐다. 지금도 따라잡을 수 없는 건설 기간인 6개월만에 아파트를 완성시켰다는데, 당연히 부실공사였다. 건설비로 쓰여야 할 돈이 건설사들의 뇌물 경쟁에 쓰였다. 와우 아파트가 무너지고난 한달 뒤, 남산 자락에 제2의 시민아파트가 준공됐다. 당시 서민들을 위한 시민아파트 사업을 벌였던 김현옥 서울시장은 와우 아파트의 실패는 인정하지만, 회현 제2시민아파트는 어떤 상황에서도 무너지지 않는 '시범' 아파트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
국내 최초의 중앙정원식 아파트인 동대문아파트. 1965년 완성된 7층짜리 동대문아파트는 코미디언 이주일씨가 살 정도의 부자 아파트였다. 고급 주거지를 자랑하기 위해 복도에 진귀한 살림살이를 내놓도록 경비실에서 독려했다고도 한다. 정동아파트와 더불어 서울에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아파트다. 부귀영화를 자랑했던 중앙정원 복도라인에는 도르래가 설치돼있다. 도르래는 빨래줄을 지탱하는데, 줄을 잡아당기면 빨래가 복도쪽으로 끌려온다. 빨래를 넌지 얼마 안됐는지 1층 중앙에 들어섰을때 물방울이 떨어졌다. 입주민들이 불편하지 않게 조심스레 아파트를 둘러봤지만 중앙정원에 울려퍼지는 셔터 소리에 한 아주머니가 놀랐다. 죄송하다는 뜻에서 머리를 숙여 인사했다. 모 신기한게 있냐고 묻는 아줌마의 물음이 더 신기히다. 어떻게 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