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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공책] 가려진 세계의 징후들
임진각
손녀의 손을 잡고 한 할아버지가 임진각 옥상 전망대에 오른다. 동전을 넣은 망원경을 손녀에게 건네며 북한 개성 송악산 방향으로 손을 가리킨다. 황해도 옹진군에서 피난 온 김기웅(인천, 72) 할아버지는 북한이 어떤 나라인지 모르는 7살 손녀에게 자신의 할아버지 이야기를 들려준다. “할아버지 할아버지는 키가 장군처럼 컸어. 뱃사람들이 잡아온 물고기를 내다 팔았지. 맘씨도 좋아서 돈 없는 사람들에게도 물고기를 나누어 주었어. 시온이도 마음씨 착한 사람이 되어야 해” 할아버지의 할아버지가 어디 있냐며 머리를 긁적이던 손녀는 경의선 열차가 지나가자 박수를 친다. “저거 타고 할아버지 옛날 집 가면 되지?” 경의선 열차가 임진강 자유의 다리를 건넌다. 1953년 한국전쟁 정전협정으로 북측에 있던 국군 포로 127..
- 찍고, 쓰고
2013. 5. 20. 18: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