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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공책] 가려진 세계의 징후들
다순구미 마을의 조금새끼
가난한 뱃사람들이 유달산 너른 품에 안겼다. 마을 뒷산에 오른 아낙들은 먼 바다로 나간 남편과 조금새끼들을 위해 기도한다. 붓꽃 빛깔로 노을이 떨어지는 바다는 아낙들의 기도 소리를 싫고 먼 바다로 나아간다. 목포는 항구다. 1896년 개항으로 만들어진 도시가 목포다. 항구가 생기자 목포 앞바다에서는 해상시장인 파시가 사시사철 열렸고, 돈 냄새를 맡은 가난한 뱃사람들이 모였다. 몸뚱이 말고 가진 것 없는 그들은 바다가 굽어보이는 유달산 남쪽 자락에 보금자리를 틀었는데, 따뜻했다. ‘아따, 따숩은 기미네’ 다순구미 마을. 따뜻하다는 의미의 전라도말 ‘따숩다(다순)’와 후미진 곳을 일컫는 ‘기미(구미)’를 일컫는 다순구미는 행정구역 이름으로 온금동이다. 따뜻할 온자와 비단 금자를 쓴다. 정식 명칭이야 나랏일 ..
- 찍고, 쓰고
2014. 9. 21. 18: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