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공책] 가려진 세계의 징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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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강날뻔한 동강

김창길 2015. 6. 11. 15:41

 

 

 

 

칠족령에서 바라본 동강이 물돌이를 하고 있다.

 

 

우리나라 강 중에서 가장 구불구불한 물줄기를 갖고 있는 강은?

아마 동강일 것이다. 기암절벽을 이룬 강원도의 산세를 굽이굽이 흘러내리는 모습이 뱀이 기어가는 모습이다. 또아리를 튼다. 오대산에서 발원한 물길은 정선군과 영월군을 지나 남한강 상류로 굽이쳐 흐른다. 정선의 목재를 뗏목으로 엮어 서울까지 운반했다는 옛날 얘기도 있다. 드라이브로 말하면 최고의 드리프트 코스다.

 

 

 

평창에서 발원한 동강 물줄기가 영월을 통과하고 있다.

 

 

한때 댐 건설 계획이 추진됐는데, 동강이 정말 동강날 판이었다. 일부 주민들과 환경단체들이 반대해 지난 2000년 동강댐 계획은 백지화됐다. 당시 이 지역을 취재했던 선배 기자와 동행했다. 길도 많이 좋아지고 숙박업소, 래프팅업체도 많이 생겼다며 혀를 내둘렀는데, 처음 방문한 내 눈에는 오지였다. 동강 만큼 굽이굽이 또아리를 트는 길을 자동차로 달라자니 멀미가 날것 같았다

 

 

 

동강 드라이브 코스에서 만날 수 있는 정선군 가수리 마을 느티나무

 

 

정선 백운산에 올랐다. 백운산 줄기 칠족령에서 굽이치는 동강 줄기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해발 1000m도 안되는 높지 않은 산이지만 절벽 능선을 타는 기분은 아찔하다. 깍아지른 절벽을 정선 사람들은 '뼝대'라고 불렀다. 말과 사람이 통과하기 힘들다고 엄살을 놓을 정도로 쭉 뻗은 뼝대가 펼쳐진다. 그래서 이곳이 오지로 남았나보다.

 

 

 

영화 선생 김봉두 촬영지 거북이마을 연포생태체험학교

 

 

칠족령은 강원도 영월, 정선, 평창이 만나는 곳이다. 거북이마을, 제장마을, 연포마을 등 아담한 마을을 끼고 있는데 영화 선생 김봉두의 촬영지가 거북이마을이다. 지금은 연포생태체험학교로 운영되는데, 야영을 위한 데크도 운동장에 깔려 있다. 비포장도로를 따라 들어가면 밧줄을 잡고 강을 건너는 줄배도 볼 수 있다.

 

영월에서 시작해 정선을 거쳐 평창으로 자동차가 달렸다. 동강 흐름의 역방향이다. 그러니까 래프팅 코스와는 역방향이다. 포장과 비포장이 교차되는 동강 자동차길은 다양한 산세를 감상할 수 있다. 이 드리프트 코스를 달리다보면 동강을 그대로 보존하기를 선택한 것이 얼마나 현명했던 것인지 깨닫게 된다. 물은 그냥 흐르는데로 내버려둬야한다. 거꾸로 강을 거슬러 오르는 것은 연어들이나 하는 짓이다.

 

 

강원도 정선 동강을 따라 펼쳐지는 드라이브 코스 

 

2015. 6. 동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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