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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공책] 가려진 세계의 징후들
칠족령에서 바라본 동강이 물돌이를 하고 있다. 우리나라 강 중에서 가장 구불구불한 물줄기를 갖고 있는 강은? 아마 동강일 것이다. 기암절벽을 이룬 강원도의 산세를 굽이굽이 흘러내리는 모습이 뱀이 기어가는 모습이다. 또아리를 튼다. 오대산에서 발원한 물길은 정선군과 영월군을 지나 남한강 상류로 굽이쳐 흐른다. 정선의 목재를 뗏목으로 엮어 서울까지 운반했다는 옛날 얘기도 있다. 드라이브로 말하면 최고의 드리프트 코스다. 평창에서 발원한 동강 물줄기가 영월을 통과하고 있다. 한때 댐 건설 계획이 추진됐는데, 동강이 정말 동강날 판이었다. 일부 주민들과 환경단체들이 반대해 지난 2000년 동강댐 계획은 백지화됐다. 당시 이 지역을 취재했던 선배 기자와 동행했다. 길도 많이 좋아지고 숙박업소, 래프팅업체도 많이 ..
하늘 아래, 구름 위에 사람들이 살고 있다. 망경대산 싸리재에서 모운동 마을 주위로 구름이 흘러가는 모습을 바라보면 '구름처럼 모여든다'라는 말뜻이 무언지 실감한다. 구름이 쉬어가는 첩첩산중에 구름처럼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인생 막장에야 찾아온다는 탄광은 가방끈도 짧고 특별한 기술도 없는 필부들에게 가장 노릇할 수 있는 좋은 직장이었다. 두손 두발만 있으면 돈을 캐낸다는 소문을 들은 사람들은 해발 1000미터가 넘는 망경대산 7부능선 산꼬라데이(산골짜기)를 넘어왔다. 강원도 영월군 김삿갓면 주문2리 옛 탄광촌 모운동마을이다. 동화속 주인공같다는 마을 이장의 농담에 할머니들이 웃고 있다. 탄광촌 50여년의 흥망성쇠를 지켜온 광부의 아내들이다. “여기 시집온 색시들은 첫날밤에 네 번 놀래요.” 2살 때 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