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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공책] 가려진 세계의 징후들
혹한의 겨울이다. 기록적인 한파 풍경을 담으러 동분서주하다 2년 전에 만난 다람쥐가 떠올랐다. 지금보다는 좀 덜 추웠지만 갑작스레 몰아닥친 한파 사진을 찍기위해 강원도 춘천시 남산면 구곡폭포에 갔다. 얼어붙은 구곡폭포 빙벽을 찍기 위해서였다. 손이 시릴 만큼의 시간 만큼 빙벽 사진을 찍고 뒤돌아설때 어떤 기척이 느껴졌다. 두리번 거렸지만 아무도 없었다. 고개를 갸우뚱 거리며 돌아서던 찰나, 다람쥐 한 마리가 눈 속에서 꼬물거리고 있었다. '한 겨울에 다람쥐가?' '다람쥐는 겨울잠을 자는게 아니었나?' '너무 추워서 잠도 안오나?' 셔터를 살살 누르며 살며시 다가갔다. (참고 : 살살 누른다고 셔터 소리가 작게 나는 것은 아니다.) 인기척에 금새 도망가는 다람쥐는 제법 가까운 거리를 허락했다. 자세히 들여..
겨울이 시작된다는 입동이다. 24절기 중 19번째다. 올해도 얼마 남지 않았다. 어제 아내에게 요즘 유행하는 패딩을 하나 사줬다. 유독 추위를 많이 타는 아내다. 생각같아선 필파워 900 이상의 히말라야급 헤비다운을 사주고 싶었지만 주머니 사정이 넉넉치 않다. 눈치 빠른 아내는 헤비다운은 뚱뚱해보인다며 날씬한 롱다운을 골랐다. 다행히 올해도 수능 한파가 없단다. 수능 예비소집일 풍경을 담으러 여자고등학교 고사장을 기웃거렸다. 수험생이라지만 여고생이다. 카메라를 들이대면 '까르르르' 호들갑을 떨며 웃는다. 학교 캠퍼스엔 낙엽이 뒹굴고 있었다. 오래된 학교 담벼락에 생긴 구멍으로 참새들이 말라비틀어진 나뭇가지를 옮긴다. 2012. 11. 7. 이화여자고등학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