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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공책] 가려진 세계의 징후들
칠족령에서 바라본 동강이 물돌이를 하고 있다. 우리나라 강 중에서 가장 구불구불한 물줄기를 갖고 있는 강은? 아마 동강일 것이다. 기암절벽을 이룬 강원도의 산세를 굽이굽이 흘러내리는 모습이 뱀이 기어가는 모습이다. 또아리를 튼다. 오대산에서 발원한 물길은 정선군과 영월군을 지나 남한강 상류로 굽이쳐 흐른다. 정선의 목재를 뗏목으로 엮어 서울까지 운반했다는 옛날 얘기도 있다. 드라이브로 말하면 최고의 드리프트 코스다. 평창에서 발원한 동강 물줄기가 영월을 통과하고 있다. 한때 댐 건설 계획이 추진됐는데, 동강이 정말 동강날 판이었다. 일부 주민들과 환경단체들이 반대해 지난 2000년 동강댐 계획은 백지화됐다. 당시 이 지역을 취재했던 선배 기자와 동행했다. 길도 많이 좋아지고 숙박업소, 래프팅업체도 많이 ..
2013년 2월 1일 서울 북악산에 비가 내리고 있다. 백악에 아침 빛 찾아오면 창창한 푸른빛이 반쯤 머리 내민다. 응당 허리 아래 비도 내리겠고 내 서루도 깊게 잠길 것이다. - 사천 이병연 시화집 - 조선 영조대를 대표하는 시인 이병연(槎川 李秉淵, 1671~1751년)은 진경산수화(眞景山水畵)의 거장 겸재 정선(謙齋 鄭敾, 1676~1759년)은 죽마고우다. 노론 가문 출신의 사천 이명연과 겸재 정선은 북악산 아래 같은 동네에서 태어났다. 이병연은 정선의 북악산 그림 '백악부아암'을 보고 위와 같은 시를 읊었다. 백악白岳은 북악北岳을 말한다. 북악은 면악面岳, 공극산拱極山, 백악이라 불리기도 했다. 겸재 정선의 백악부아암 정선의 북악산 그림은 몽환적이다. 산 허리는 운무에 싸였고 산 머리는 구름 위..